
0. 내가 하고 싶은 것..? 딱히 없는데...?
친구 중에 고등학교 때부터 하고 싶은 것들을 거침없이 도전하고 시도하고 경험하는 친구가 있다. 얼마 전 오랜만에 연락 하였는데, 지금 인도라고 한다. 갑자기...인도라고...?!?
나 : "지금 인도라고? 학교 다니고 있다고 하지 않았어?"
친구 : "아, 지금 휴학하고 인도에 왔어. 사찰?에서 지내면서 여러 가지 수업을 듣고 있는 중이야"
나 : "'헐! 부럽다. 나도 그렇게 살아봤으면"
친구: "너도 하고 싶은 것 하면 되지!"
나 : '"내가 하고 싶은 것...? 딱히 없는데?"
스스로를 하고 싶은 것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정말 하고 싶은 것이 전혀 없는 것일까? 그러면 나는 왜 누군가를 부러워하고, 현재의 생활에 답답함을 느끼는 걸까?
1. 한 번 나의 일상을 구체화 해보자.
현재 직장을 다니고 있으며, 출퇴근 시간이 2시간이 걸린다. 집에 도착하면 거의 오후 8시이고, 야근이라도 하는 날에는 9시 30분, 10시에 집에 도착한다. 온종일 일만하고 지쳐 잠들며 하루를 보내기도 한다. 주말에는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보며 휴식을 취하고, 다시 일을 하러 회사로 출근한다.
이러한 패턴을 2년 정도 반복하다 보니, 내가 나의 삶을 사는 느낌이 아니었다. 계속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건가...?라는 막막함과 답답함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친구의 모습을 보며 부러우면서도, 당장 회사를 그만두고 싶지는 않다. 당장 그만둔다고 해도 무엇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형편이기도 하다.
2. 이제 나의 상황에 대해 N 단계로 자문자답을 해보자.
1. 현재의 생활에 만족하며, 회사 생활을 계속할 생각인가?
- 100% 만족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선은 회사를 당장 그만두고 싶지는 않다.
- 하지만, 회사 생활을 최대 2년 정도만 더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이후에는 내 일을 하고 싶다.
2. 그렇다면 2년 후에는 무엇을 할 것인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 그건 잘 모르겠다.
3. 그렇다면 지금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 회사 출퇴근 시간을 좀 더 앞당겨서 최소 일주일에 3번은 7시? 7시 30분에 귀가할 수 있으면 좋겠다. 출퇴근 전후 시간을 좀 더 활용하고 싶기 때문이다. 또한 회사에 모든 에너지를 소모하고 싶지는 않다.
- 그리고 내 생각과 이야기를 정리하고 공유해보고 싶다.
4. 그렇다면 지금 부족한 것은 무엇인가?
- 체력이다. 성인이 된 후 운동이란 것을 한 적이 없어, 짧은 외출을 하고 난 후에도 항상 지쳐있기 때문이다.
- 어휘력과 문장 구사력이다. 지금까지 책과는 매우 멀리 지냈다...
이렇게 몇 가지의 자문자답을 통해 범위를 좁혀나가다 보면, 하고 싶은 것과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하고 싶은 것이 없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하고 싶은지가 잘 보이지 않아 몰랐던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누군가 나에게 하고 싶은 것이 뭐냐고 물어보면 '글쎄..' 라고 대답할 것 같다.
왜냐고? 상대방이 기대하는 답변이 아닐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상대방은 "업"이라고 불리는 사회적, 경제적 결과물의 답을 기대했을지도 모른다. 공무원, 사업가, 건물주?, 유튜버 등처럼 말이다. "글을 쓰고 싶어"라고 한다면, "작가가 되고 싶은 거야?" 라고 되물을 것이다. "세계를 여행 다니며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고 싶어"라고 한다면, "여행 유튜버로 돈 버는 거야?"라는 질문을 받게 될 것이다. 그들 혹은 나조차도 경제적인, 사회적인 시선 속의 결과에 집중하지, 그 과정과 도구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현실적인 부분이고 중요한 부분이지만, 이러한 잡념들은 잠시 내려놓는 것은 어떨까.

3. 천천히 도구를 수집하는 것에 집중한다.
나는 천천히 단계를 밟아가며 도구를 수집하는 것에 집중하려고 한다. 어디에 쓰일지 모르는 도구이지만, 목표가 뚜렷하지 않은 나에게는 흐릿한 목표가 뚜렷해질 때까지 구체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물감이 없는데, 도화지에 그림을 그릴 수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나와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들이 현재의 삶보다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기 위해 고민하고, 생각하고, 탐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시작점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나도 아직 그 과정 중에 있어, 내가 찾은 방법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몇 분에게라도 자신만의 과정의 실마리를 제공했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소소한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금 당장 버려야 하는 생각 (0) | 2024.03.04 |
---|---|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의 특징은 무엇일까 (0) | 2024.03.03 |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를 때 (0) | 2024.02.25 |